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내 일상을 압축한 사진 한장.

엄마가 누워 있으면 엄청난 속도로 기어와서 얼굴 꼬집고 머리를 잡아당긴다.

"에이, 아기가 힘이 세봐야 얼마나 세겠어?"라굽쇼? 세다. 엄-청 세다.
(물론 어른이 그러면 더 아프겠지만, 아기도 못지 않게 세다. 세다는 기준이 고통을 기반으로 한다면 세다, 아주 세다.)

오늘 우주는 생후 9개월을 꽉 채웠다.
우리 부부가 엄마, 아빠가 된지도 9개월이다.



바야흐로,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사실...이렇게 말하는 까닭이 있으니
 그동안 공교롭게도 이 맘때 해외여행을 했다.

5년 전, 혼자서 훌쩍 배낭 메고 한달 간 유럽여행을 떠났을 때 그땐 11월 초였고,

프랑스 신행은 10월 초였고,
이듬해 떠난 스페인 여행은 12월이었다.

이런 사적인 이유도 있지만
유럽여행은 가을-겨울이 적기인 게,
따-뜻하기 때문이다.

늘 두터운 옷 한벌씩은 챙겨 갔는데
입을 일이 없었다.
어쩌면 내가 밟은 곳이 따뜻한 곳이라 그런가? 그럴지도.
하지만 확실히 한국이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것 같다.

바람에 찬 기운이 묻어나는 이맘때,
비염 탓에 코가 근질근질해지면
여행 생각이 간절해진다.
육아맘인 나는 오늘도
추억을 곱씹는다.

5년 전,
그리스 in  터키 out  일정으로
떠난 한달 간 여행.

비행기 티켓, 숙소, 일정 다
머리 쥐어 짜내며 짰던.
(지금은 상상만 해도 행복하군)

그리스는 또 가고 싶다.
아테네 아크로 폴리스.
짧은 영어로 부탁해 찍은 사진.

산토리니. 아름다운 섬.
웬 커플들이 그리 많은지.ㅜㅜ
남아프리카에서 온 아울라와 함께 렌트해서 섬 곳곳을 돌아다녔다.

메테오라. 생명의 은인인 그리스 가족을 만났던. 생각만해도 아찔하고 용감하던 나. 언니는 잘 지내려나? 2년 전만 해도 메일을 주고 받았다.(번역기 돌려가며)

그리스에서 헝가리로.
건물이 주는 압도감에 눈이 휘둥그레.
헝가리는 '글루미 선데이' 영화 때문에 꼭 가고 싶던 곳.

체코, 여기는 체스키.
동화 같은 마을.
참 예쁜 곳이다.

민박집 사장님은 잘 지내실까?
내가 묵직한 질문을 던지셨다.

"이 여행에서 뭘 얻고 싶니?"
"최근에 넌 몇번이나 가슴이 뛰었니?"
"너에게 가장 소중한 건 뭐니?"

난 뭐라고 대답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프라하 존 레논 벽화.

오스트리아에선 비가 많이 내렸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터키.
내가 꼭 가고 싶었던 기괴한 암석마을 괴뢰메.

이스탄불. 수많은 모스크들.
이곳에서 등단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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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시간은 오롯 육체노동으로 이뤄진다.

매일 먹이고, 씻기고, 닦이고, 입히고, 재우고... 쓸고 닦고 하다보면 체력 고갈.

우주가 잠들고 나서 노트북을 켜지만, 급격히 체력 저하.

(내일로 미룬후 자고 싶지만, 누워도 잠이 안 온다. 괴상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럴땐 정신적 체력까지 탈탈 쓴 후, 방전되어 쓰러져 자는 게 낫다.)

조금 더 고치다 자자.

모든 게 다 체력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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