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우주의 첫 여름,
뜨거워도 무척 뜨거웠다.

8월 한달 간,
학교 강의를 쉬어서 나에게도 여름방학.

남편이 장기 휴가를 받아
8월 한달 쉬자 했는데
일이 너무 바빠 겨울로 미뤘다.
(남편 회사는 5년 일하면 2달 장기 유급휴가를 준다.)

솔직히 너무 더워 휴가 생각도 못 했는데
거짓말처럼 시원해졌고,
금요일 딱 하루 휴가를 받았다.

금요일은 방송국에 함께 다녀오고
토요일에는 안동에 다녀왔다.
친오빠네 가려던 계획도 무산된 터라
유유자적, 당일치기 여행.


국도 타고 쉬엄쉬엄 달리다가
웬 고분군이 보여 멈췄다.
의성 조문석 박물관이었다.


순장한 무덤도 보고.
어떤 무덤에는 아기도 묻혀 있었다.

전경.
잠깐 둘러보고 다시 안동을 향해.

의로운 마을.
의성의 뜻이란다.
다르게 보인다.


가는 길에 이정표를 보고 찾아간
권정생 동화나라.

꼭 가보고 싶던 곳을 이제야...


소박하고 맑은 선생님다운 공간


강아지똥은 원래 동화로 쓰였다.
후에 그림책으로 재탄생.

하늘이 참 맑았다
동화를 쓰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

나는, 나의 글을 써야만 한다.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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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휴가를 받았다. 딱 하루.
올 여름 몹시 더워서 놀러갈 생각이 나지 않아 제주에 가려던 계획도 자연스레 무산됐는데, 아니 말복이 지나니 이렇게 선선할 수가.

둘이 늦잠을 자고 있는데 새벽 6시, 어김없이 가장 부지런한 우주가 일어났고 "아빠빠빠빠" 애타게 부르다 혼자 놀더니 이윽고 쾅! 으아아아앙.

둘이 깜짝 놀라 동시에 일어나 달려가보니 기어코 침대에서 떨어졌다. 어찌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마에 약간 멍이 들었다.

식물들도 더위 이겨 내느라 애썼다.
우리 집 작은 식물들 찰칵.


이 사진에서 중요한건 시든 잎이 아니라
연한 연두빛 살아나는 잎사귀.
생명은 강하다.

 요것도 마찬가지.

얼마나 선선한지 알려주는 커튼.
살랑살랑.
우주가 재밌어하고 신기해하는 것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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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도 자고, 신랑도 자는 밤.
묵묵히 써내려 간다. 한 글자씩 한 글자씩.

마치 세상을 처음 배우는 7개월 된 내 딸처럼.


우주를 보면 기운이 난다. 희망이 생긴다.

요즘 우주는 배밀이인지 기는 건지 헷갈리는 몸짓으로(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안간힘을 다해가며) 열심히 돌아댕기는 중이다.

이미 침대 위에서 여러번 떨어졌다. 다행히 낮은 범퍼 침대를 사둔 덕에 충격이 심하진 않겠지만, 어쩌면 이것 역시 어미의 착각, 우주 입장에선 '쿵' 소리가 날 정도니 꽤 아플 거다.

그런데도 침대 끝에 고개를 내밀어 뛰어들 준비를 한다. 두어번 머리를 부딪힌 뒤로는 팔을 먼저 내밀어 꾹꾹 짚어보고, 엄마가 있는지도 확인한다. 그러곤 안전하다 싶은지 그대로 낙하. 신나게 모험을 떠난다.

무수한 반복과 실패, 시행착오. 그 끝에 조금씩 성장하는 것. 그게 우주의 하루 일과다.

엄마인 나도 우주처럼 그렇게 꾸준히 묵묵히 나아가려 한다.

커서가 깜빡이는 흰 여백을 바라보는 건 늘 두렵지만, 까만 글자를 하나 하나 입력해야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된다는 걸 안다.

이 밤들이, 글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뭐라도 되겠지. 오늘은 에어컨을 꺼도 살만하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곧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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