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피닉스를 추억하다
'리버피닉스'라는 배우를 알게 된 건, 영화 <아이다호>를 통해서였다. <아이다호>는 순전히 카아누리브스가 출연해서 보게 됐다. 고2 무렵, 나는 영화를 몹시도 사랑하는 '영화광'이었는데, 키아누리브스에게 '꽂혀' 있었다. 그래서 그가 출연한 영화라면 죄다 찾아봤다.
키아누리브스가 출연한 영화들을 섭렵하던 중, 마침내 <아이다호>(구스반산트 감독)를 만나게 됐다. 아이다호를 떠올리면 리버피닉스와 아지랑이, 끊없이 펼쳐진 길이 생각난다. 길 위에서 기면증을 호소하던 조각상 같은 얼굴의 리버피닉스. 영화에서 빛나는 건, 키아누리브스가 아닌 그였다.
리버피닉스는 23살에 요절했다. 원인은 약물중독이라고 했다. 10대에 <스탠바이미> 영화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그 후에 <허공에의 질주> 등의 영화를 찍었다.
리버피닉스는 원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의 기자역(크리스찬 슬레이터 분)을 맡기로 내정돼 있었다. 그러나 촬영을 앞두고 사망하고 만다.
리버피닉스는 키아누리브스의 절친한 친구였다. 얼굴을 보면 알겠지만, 매우 또렷하고 잘생긴 이목구비 덕에 인기도 많은 배우였다.
내가 리버를 알게 된 건, 그가 세상을 뜬 지도 한참 뒤의 일이다. <아이다호>를 보고 리버에게 반하지 않을 사람들이 있을까. 그렇게 지금도 사람들은 리버피닉스를 추억하고 있다. '이렇게 잘 생긴 배우가 있었다니!' '이렇게 멋진 배우가 요절을 했다니!' 하며, 처음은 호기심에 두번째는 저릿함에, 세번째는 그리움에 그의 이름을 검색할지 모른다.
길게 피어오른 아지랑이, 그 위를 터벅터벅 걸어가는 청년. 발작과 함께 잠에 빠져드는 <아이다호>의 리버피닉스. 이게 내가 기억하는 그의 모습이다.
"난 도로의 감식가야, 평생 길을 맛볼 거야. 난 돈을 받지 않고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어."
<아이다호> 중.
Tip
* 리버피닉스의 동생도 연기자다. '호아킨 피닉스'. 리버와는 얼굴이 전혀 딴판으로 생겼는데, 아마 엄마가 다를 것이다.
* <아이다호>를 연출한 구스반산트 감독은 이후 주옥같은 작품들을 연출했다. <엘리펀트> <파라노이드파크> <투다이포> <굿윌헌팅>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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