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여성들의 3대 미스테리 중 하나는,

계절마다 옷을 사는데

입을 옷이 없다는 것이다.

(미스테리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풀어보겠다.)


나역시 심심하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광질 클릭을 하며 옷을 '지른다'

그리고 그럴싸한 합리화를 하곤 한다.

 

어머, 이건 사야해!
우린 인연이야!

 

어떤 날은 인연이라는 이유로,
피부색과 어울릴 거란 이유로,
그리고 요즘에는
내 망할 팔뚝과 허벅지를
가려준단 이유로...

(눈물 좀 닦고 올게)

 

그렇게 산 게 신랑이 말한 '스님 옷'이다.

우중충한 회색 옷도 아닌데

랑이 스님 옷이라 말하는 걸

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렇게 예쁜 귤색 원피스가
왜 스님 옷이라는 거야?

하마터면 신랑에게

'원펀치 쓰리강냉이'를 날릴뻔 했으나,

옷을 입고 전신 거울에 비춰보고

그제야 신랑 눈이 정확하단 걸 알았다.

 저건 맨발의 티벳 승려?

 

그렇다. 인정하겠다.
거울에 비친 건
내가 아닌
맨발의 티벳 승려였다.

내 어깨가 비대칭인 탓에

한쪽 어깨는 흘러내렸으며,

민무늬의 원피스는 박시해서

거적대기를 걸친 것처럼 보였다.

 

 

 

 그동안 나는 왜 이 옷을
집에서만 입고 있었을까?

분명 외출용으로 산 옷인데...

 신랑 덕분에 중요한 걸 깨달았다.

 나는 내 쇼핑을 합리화 하고 있었을 뿐,

 이 옷을 왜 집에서만 입어야 했는지

근원은 몰랐던 거야!!!

실은 입고 나가기 창피했던 거야!

신랑이 이어 한마디 더 했다.

찜질방 옷 같기도 해.

흑흑

이 옷으로 말할 거 같으면

어도 3만원은 주고 산거란 말이야!

그리고 봄을 겨냥한 신상이었단 말이야!

남자들은 모를 것이다.

왜 이런 옷을 돈주고 사는 것인지.

특히, 옷은 서너벌만 있으면 된다는 주의의

신랑은 더더욱 이해 못할 것이다.

어쩌면 이 옷이 돈주고 산 거란 걸

상상도 못할 수 있다.

결혼 전에 산 것이므로.

 

지금도 난 이 옷을 입고 있다.

여름에 이 옷을 애장하는 이유가 있다.

짱 편하기 때문에!
바람 솔솔~ 최고!

 

 여름에도 맨발로

오체투지를 비롯한 고된 수행을 하는

티벳 승려를 보시면 알려달라.

가 초고속 광질을 한 후,

이 옷을 선물할테니!

(어느 쇼핑몰에서 샀는지 잊어버린 건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