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저의 첫 장편동화인 <유령과 함께한 일주일>은 유난히도 수상복이 많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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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동화 공모전에서는 최종까지 올랐다가 번번히 미끄러져 저를 속상하게 했지만, 책으로 세상에 나온 후에는 독자들의 '무한 사랑'을 받은 작품이자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랍니다. 모든 작가에게 그렇듯, 이 작품은 저의 첫 장편동화이기에 유독 마음이 가는 작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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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과 함께한 일주일> 2016년 5월 5일 어린이날발간되었습니다. 굉장히 뜻깊은 날 태어났죠? 이후, 다양한 상을 받으며 많은 독자들을 만났답니다. 그동안 제 블로그에는 수상 내역을 정리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포스팅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짜잔! <유령과 함께한 일주일>이 받은 상은 위와 같답니다. 2016년 발간 첫 해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에 선정된 데 이어 '2016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뽑혔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엔 2017년에는 '한우리 독서토론논술 필독도서'로 선정되었고, 이어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로도 선정됐습니다. 출판시장이 어려운 지금, 작가로서 매우 다행이고 기쁜 일이지요.

 

앞으로 발간될 책들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7> 딸에게 쓰는 편지

 

오늘은 축복이 네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어서 편지를 써.

 

오늘 엄마는 돌봄교실 수업에 가서 1, 2학년 언니 오빠들을 만났단다. 우리 축복이도 소리 들었지? 마구 재잘거리고 떠드는 소리들을 말이야. 특히, 오빠들은 엄청 개구쟁이여서 소리를 지르며 쿵쾅쿵쾅 뛰어다니곤 해. 그럴 때마다 엄마는 무척 큰 목소리로 "쉿! 조용히 해!"라고 말한단다.

 

사실, 엄마는 말이야. 마음 같아서는 아이들이 그냥 뛰어놀게 하고 싶어. 우당탕탕 뛰어 노는 게 씩씩하고 귀여워 보이거든. 한참 뛰어놀고 싶은 나이인데, 얼마나 몸이 근질근질 하겠어. 엄마도 어릴 때, 골목을 아주 누비며 다녔으니까. 하지만 교실에서 위험할 수도 있고 다른 친구들에게 방해가 되면 안 되니까 그때마다 조용하라고 하는데 그때 뿐이란다. 엄마는 그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놀이에 집중하다보면 주변을 잊게 되니까 말이야.

 

오늘 1, 2학년 언니들이 와서는 "선생님, 배가 많이 불렀어요."하면서 관심을 보였어. "아기가 쿵쿵 차요?" 라고 묻고, 자기가 축복이처럼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의 이야기-엄마에게 들은-를 하며 방긋방긋 웃더라. 얼마나 예쁘던지.

 

언니들이 엄마 배에 손을 대고 우리 축복이가 발로 쿵쿵 차는 것을 느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몰라. 쑥스러워 하는 친구도 있었고, 너에게 "축복아"라며 말을 거는 친구들도 있었어. 그런 언니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몰라. 몇몇 친구는 축복이가 발로 쾅 차는 걸 느꼈어. 엄마 오른쪽 배에서 느껴졌지. 유독 언니 중 한 명은 태동을 못 느껴 속상해 했단다. "왜 나만 못 느끼는 거야~"라면서 말이야.

 

뒤늦게 온 민경이 언니는 "선생님 아기 낳고 왔어요?"라고 물었단다. 하하. 지난주 월요일, 피가 비치는 바람에 돌봄교실 갔다가 잠깐 조퇴해서 병원에 다녀왔거든. 그걸 보고 몇몇 아이들은 내가 아기 낳으러 다녀온 줄 알았나봐. 어찌나 귀엽던지 ㅎㅎ 배가 볼록 나와 있는데도 병원에 다녀왔다고 하면 아이를 낳고 온 줄 안단다. 정말 정말 귀여운 언니, 오빠들이야. 축복이 너도 태어나면 그렇겠지.

 

집에 왔더니 제주에서 언니가 보내준 축복이 옷이 도착해 있네. 제주에 사는 이모 선물이야. 엄마에게 하나밖에 없는 언니란다. 선물을 받고 왜 이렇게 마음이 찡한지 몰라. 용진, 용환 오빠 키우느라 힘들텐데도 이렇게 선물을 사서 보내다니. 요며칠 SNS에 엄마가 받은 축복이 선물들을 정리해서 올렸단다. 그걸 보고 언니가 부담을 느낀 건 아닐까 싶어서 엄마는 마음이 좋지 않아. 축복이가 받은 사랑을 기억하고 싶어서 차근차근 기록해둔 건데 누군가에겐 '나도 선물해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잖아. 설마, 그런 건 아니길 바라지만 말이야. 이모가 임신을 했을 땐, 엄마가 아직 미혼에다 결혼이 뭔지, 임신이 뭔지 하나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 같을 때라서 조카들한테 선물을 못 했어. 그런데 이렇게 축복이는 선물을 받는구나.

 

 

엄마는 요즘 주변에서 엄청난 호의와 배려를 받는단다. 축복이를 잉태하고 겪는 변화에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한데, 주변의 사랑에 "아! 내가 임산부였구나", "위대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거야. 생각지도 못했던 호의와 사랑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선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돼. 꼭 물질적인 것을 받아서만은 아니야.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호의를 보여준 이름 모를 사람들이 참 많단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었지만.

 

이게 다 우리 축복이 덕분이야. 축복이 널 갖지 못했다면 이런 경험은 또 할 수 없었을테니까. 갈수록 축복이 너의 존재감이 커진다. 태동이 쿵쿵 심해지는 걸 느껴. 엄마는 요즘 배가 커지면서 땡땡하게 뭉칠 때가 있어. 순간 순간 걱정되기도 하고, 어떤 상황인지 어리둥절하기도 하단다. 일단 통증은 없어서 괜찮겠지 하며 넘기곤 해. 그리고 정말 아무 일도 없으니, 별 일 아닌 게지. 하지만 매순간 늘 걱정되고 두렵단다. 한 생명을 품는 게 이토록 조심스러운 일인지 몰랐어.  축복아, 무조건 건강히만 지내다 나오렴. 엄마는 늘 이 자리에서 널 기다리고 있단다.

 

앞으로 겪게 될 변화가 두려우면서도 기대가 돼. 얼마나 힘들지 모르지만 내가 품은 생명이 세상에 나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이 생을 살아갈 또 하나의 가치와 희망을 얻게 될듯 해. 우리 딸, 정말 정말 보고 싶구나. 그렇다고 빨리 나오라는 건 아니니까 충분히 놀다가 약속한 날에 만나자. 사랑한다, 우리 딸.

 

29주 5일된 너에게

엄마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학교 교육을 위한 알쏭달쏭 저작권 이야기'  윤문 및 교정교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저작물을 사용하는 선생님들이 저작권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사례와 개념을 정리한 책입니다. 선생님들이 읽는 자료인만큼 각종 사례가 딱딱하지 않게 전달되도록 글을 부드럽게 다듬기 위해 힘썼습니다. 아마 2016년에 작업했던 것 같은데, 결과물을 올해 받아 이제야 포스팅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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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겸 윤문&리라이팅 전문작가  김정미

* 작업 의뢰 및 문의: funkjm@naver.com *

 

<윤문&리라이팅 경력>

- 공공기관 자료집 -

2014 -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특성과고 인력양성사업 우수사례집>/ 취재, 기사작성 및 교정교열

2016- 국토교통부 <2016 국토교통 R&D 우수성과 20선>/ 리라이팅, 교정교열

2016- 교육학술부 <학교 교육을 위한 저작권 해설집>/ 윤문, 교정교열

2017- 산업부 <2016 R&D우수성과 영상화보집>/ 윤문, 캡션작업

2017- 서울시인재개발원 <2015-2016 2년을 기록하다>/ 디렉팅(전반적인 기획 및 원고 작성, 교정교열, 리라이팅)

 

- 단행본-

2013 - 노성진 <디자인 좀 하십니까?> (멘토플러스)/ 윤문, 교정교열

2017- 홍수진 <버릇처럼 열두달 여행> (푸른향기)/ '작가의 말' 윤문

2017- 권미루 <한복, 여행하다> (푸른향기)/ 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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