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우주도 자고, 신랑도 자는 밤.
묵묵히 써내려 간다. 한 글자씩 한 글자씩.

마치 세상을 처음 배우는 7개월 된 내 딸처럼.


우주를 보면 기운이 난다. 희망이 생긴다.

요즘 우주는 배밀이인지 기는 건지 헷갈리는 몸짓으로(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안간힘을 다해가며) 열심히 돌아댕기는 중이다.

이미 침대 위에서 여러번 떨어졌다. 다행히 낮은 범퍼 침대를 사둔 덕에 충격이 심하진 않겠지만, 어쩌면 이것 역시 어미의 착각, 우주 입장에선 '쿵' 소리가 날 정도니 꽤 아플 거다.

그런데도 침대 끝에 고개를 내밀어 뛰어들 준비를 한다. 두어번 머리를 부딪힌 뒤로는 팔을 먼저 내밀어 꾹꾹 짚어보고, 엄마가 있는지도 확인한다. 그러곤 안전하다 싶은지 그대로 낙하. 신나게 모험을 떠난다.

무수한 반복과 실패, 시행착오. 그 끝에 조금씩 성장하는 것. 그게 우주의 하루 일과다.

엄마인 나도 우주처럼 그렇게 꾸준히 묵묵히 나아가려 한다.

커서가 깜빡이는 흰 여백을 바라보는 건 늘 두렵지만, 까만 글자를 하나 하나 입력해야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된다는 걸 안다.

이 밤들이, 글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뭐라도 되겠지. 오늘은 에어컨을 꺼도 살만하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곧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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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소개했듯이
제가 쓴 단편동화
<붕어빵 잉어빵 형제>를
전자책, 오디오북으로 펴냈습니다.
신춘문예 당선작이고요 :)

제가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박산솔 대표님이 꾸린
솔앤유 출판사를 통해 펴냈어요.

그림은 대표님 아내인 유지영 작가님이 그려주셨지요.^^

전자책으로 펴낸 후,
오디오북이 진행됐어요.
오디오북으로 나올줄은 몰랐는데
신기한 경험이었지요.
*'오디언'이라는 사이트에서 구매 가능

오디언에서 CD를 2개 보내줬는데
출판사에서 한개 챙겨 보내주셨어요.

짠! 이게 뭐죠?^^

택배를 열어보고 한바탕 웃고 말았답니다.
정이 한가득 들어있었어요.
신개념 완충제, 뽁뽁이 초코파이!

그 안에 곱게 들어있던
붕어빵 잉어빵 형제.
귀엽죠?^^

솔앤유 출판사,
이렇게 정이 넘칩니다.

세상에서 두개 밖에(?) 없는 CD
붕어빵 잉어빵 형제!

이렇게 시디플레이어에 넣고
거실에 틀어두고 있답니다.

성우의 목소리로 듣는 동화,
정말 느낌이 좋아요.
꼭 누가 곁에서 귓가에
소곤소곤 이야기를 들려주는거 같달까요?

앞으로도 더욱 재밌고 멋진 일
많이 많이 벌이고 싶습니다^^


국내 첫 여성 장례지도사 심은이 선생님의
에세이 <아름다운 배웅>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시집, 에세이, 여행서적 등
정성어리고 다양한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 푸른향기에서
나온 책이에요.

저는 개정판 발간에 앞서
글을 매끄럽게 다듬는 윤문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하늘색 표지가 참 예쁘죠?

심은이 선생님은
국내 첫 여성 장례지도사예요.
여러 매체에 인터뷰가 실렸고,
강연 100도씨에 출연하며
널리 알려졌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당시에 전 할머니랑 둘이
살고 있었답니다.

유일한 가족이 세상을 떠난 거죠.
당시 사춘기여서
할머니 말을 무진장 안들었어요.
갑작스레 돌아가신 할머니 앞에서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때, 장례지도사 두분이 오셔서
경황없던 일들을 차근차근
해결해주셨어요.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던지요.

그때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이
사람은 생만큼이나 중요한 죽음을
아름답게 끝낼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 하나 하나가 진솔하고, 따뜻해요.
윤문 작업을 하는 동안
참 마음이 따뜻해졌고
행복했습니다.

숱한, 저마다의 사연 담은
죽음 앞에선 눈물이 났고
숙연해지기까지 했지요.

언제가 심은이 선생님을 꼬옥
뵙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