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11월 15일(수) 경산시 하양읍 동서1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을스토리텔링>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경산시는 제가 살고 있는 지자체 입니다.

경산 토박이인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정착하게 되었지요.

즉, 경산시는 저의 두 번째 고향이나 다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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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경산과 대구를 오가며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가 대구 수성구와 무척 가깝거든요.)

그동안  대구 아니면 서울 혹은 다른 지자체에서 열리는 강연에 참여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살고 있는 경산시에서 열리는 강연이라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하양읍은 제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대구 동구와 훨씬 가까운 곳인데요.

 

하양읍 동서리에서 최근

'농촌중심자활 활성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본 사업 관련 '지역역량강화 리더교육'일환으로

동서1리 마을회관에서 오후 5시~7시까지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강연 주제는 <스토리텔링, 마을을 살리다> 입니다.

하양읍은 2018년부터 농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예정인데요,

마을 자원과 이야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중심이 될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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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주민들이 스토리텔링에 대해 어려워하기 때문에

개념과 이해를 돕는 것이 강연의 취지이자 목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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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토리텔링은 굉장히 막연합니다.

저 역시 스토리텔링의 개념을 잡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방면의 서적과 경험, 공부를 통해

겨우 개념을 잡을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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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강연을 가면,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즐거워 합니다.

그동안 흔히 봐왔던 광고와 이야기, 사물 등을

낯설게 볼 수 있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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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강연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청중 대부분이 70~80대 어르신들이었거든요.

농촌지역이다보니 젊은 연령대는 모두들 직장에 가거나

혹은 다른 지역에 나가 살고 있었고,

마을 어르신들이 동네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실제로 마을회관에 도착했더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계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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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했지만, 큰 목소리로 열심히 강연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피커 소리가 굉장히 작아서

준비해간 영상은 거의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목소리'와 '아이켄텍'에 의존해야 했지요.

준비해간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 역시

재밌게 들려드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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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스토리텔링'을 매우 쉽게 설명해드렸습니다.

단어 자체가 영어 표현이기 때문에 쉽게 풀어야 했지요.

강사로서 큰 욕심은 없었습니다.

어떤 강연이든 그저 청중들의 마음에 어떤 뭉근한 감동이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그 여운과 따뜻함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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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 많은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주셨습니다.

특히, 타 도시의 '마을스토리텔링' 사례를 이야기할 때 유독 집중도가 높았는데요.

아무래도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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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어르신들에게 강조한 말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살아온 삶, 인생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라는 것입니다.

가장 지역적인 것

 세계적인 것이듯

주민 각자 각자가 품은 이야기가 마을의 대표 스토리가 될 것이고,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매력적인 요소가 되겠지요. ^^

어르신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강연이었습니다.

 

p.s 이날은 매니저(?)인 신랑이 없어

제 사진은 남기지 못했네요 :()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구 시지초에 강연을 다녀왔습니다 :)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초청해주셨어요. 6학년 중, 한 반을 대상으로 교실 한 곳에서 강연했답니다.

학교에 갔더니 이렇게 칠판에 환영의 문구와 아이들이 제 작품을 읽고 궁금한 것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두셨더라고요.

선생님의 꼼꼼함과 아이들의 환영에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뱃속에 있는 10주차 아가 축복이도 함께 환영을 받았지요.
(축복아 넌 좋겠다. 벌써부터 박수도 받고 ㅎㅎ)


이날 강연의 주제는 <동화 창작>이었어요.
제가 어떻게 작품을 쓰는지 이야기 해주었고,
그에 앞서 고향 제주 이야기도 들려주었지요.

이후에는 <유령과 함께한 일주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빛에 저도 힐링!


강연을 마치고 조촐한 사인회(?)도 있었답니다.
제 작품을 읽은 친구들이 더 많은 꿈을 품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4> 딸에게 쓰는 편지

2017년 8월 28

 

축복아, 너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 점점 줄어드네.

할 말도 많고 많은 일들도 있지만,

엄마가 게을러서 너에게 많은 이야기를 못 들려주는 것 같아 미안해.

 

축복아!

너는 지금 21주차란다.

정확히는 20주 4일째야.

 

 

 

4주 전에 병원에서 네 성별을 알게 됐어.

딸이래!!!!

엄마는 네가 딸이었으면 했단다.

물론, 아들이어도 좋아.

내 예쁜 아가인데 성별이 뭐가 중요하겠니?

 

그래도 딸이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을 것 같아서

내심 딸이길 바랐단다.

네 아빠도 그렇고 말이야.

 

그런데 간혹 성별이 바뀌기도 한대.

정학한 건 이번주 토요일에 병원에 가야 알 수 있을 것 같아.

 

축복아, 지금 엄마는 카페야.

'카페라떼' 한잔 마셨다. ^^;

 

엄마 말이지.

네가 생긴 것 알게 된 후로 커피를 끊었어.

그런데 중기 넘으면 임산부도 커피를 하루에 1잔 정도는 먹어도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도 이상하게 커피 생각이 나지 않아 안 먹었지.

임신 전에 하루에 커피 2~3잔을 기본으로 먹었던 엄마인데

참 의아하고 신기했단다.

 

그런데 말이야,

지난주에 아빠랑 제주에 여행 갔다가

'커피 본능'이 깨어나고 말았어.

 

지난 주 수요일에 엄마 고향인 제주도 대정에 갔다가

<와토 커피>라는 곳에 갔거든?

거기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와토 알프스'였나 뭐였나,

커피 위에 휘핑크림이 잔뜩 올라가 있는데

정말 끝내주는 맛이었어.

 

그날 커피 본능이 깨어난 탓에,

다음 날에는 편의점 인스턴트 커피를 마셨고,

제주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는

와토 커피와 비슷한 커피 맛을 찾아 다니다가

(가게가 이날 하필 휴업이었거든)

한경의 <홀스 커피>라는 곳에 갔는데

와토 커피만하지 않더라구.

 

커피 먹는 게 버릇이 되어서 오늘도 집에서 나와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했어.

그런데 이상하게 가슴이 쿵쾅거리네. 맛도 없고.

엄마 이제 당분간은 커피 끊어야겠다.

이왕 먹을 거면 정말 맛있는 커피를 먹을 거야!

축복아, 엄마가 마신 커피 때문에 몸이 힘들면 신호 줘.

엄마가 잘 참을게.

 

아참! 엄마 그동안 임산부 소양증 때문에 힘들었단다.

아마 14주 경부터였을 거야.

온몸이 간지러워서 어찌나 고생했는지 몰라.

여기저기 계속 긁으면 빨갛게 달아오르고,

참을 수 없을만큼 간지러웠어.

 

간지러워 새벽에 깨고, 긁고 후회하고.. 연속이었단다.

얼마나 괴롭던지 병원에서 약도 처방받았어.

약은 그날 하루 먹고 이후로 먹지 않았단다.

불안해서 그랬어.

병원에서는 엄마가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약을 먹는 게 낫다고 했지만

여간 걱정이 되어야지 말이야.

 

그렇게 고생을 하다가

19주가 넘어서니까 거짓말처럼 소양증이 가라앉았어.

우리 축복이가 정말 정말 효녀구나 싶었지.

우리 효녀, 정말 보고 싶다.

 

네가 태어나고 나면... 너는 이 세상에 내던져져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울고 보채겠지.

엄마 아빠도 힘들겠지만,

그래도 엄마 너를 위해 최선을 다할 거야.

 

나에겐 잠깐의 고생이지만

축복이 네겐 다시 오지 않을 어린시절이잖아.

그러니까 엄마 믿고, 잘 따라줘. 알았지?

 

나중에 엄마는 말이야.

축복이 너랑 같이 여행을 많이 다닐 거야.

강연하러 갈 때마다 축복이 데리고 다니면서

전국을 여행하는 거지.

너에게 친구 같은, 네가 자랑스러워할만한

그런 엄마이고 싶단다. 노력할게.

 

우리 축복이, 네가 생긴 후로 엄만 날마다 행복해.

사람들이 엄마더러 얼굴이 펴고 좋아졌대.

또, 신나고 즐거운 일도 자꾸만 생겨.

 

지금 출간 준비중인 장편동화 <보름달이 뜨면 체인지>를

유준재 작가님이 그려주기로 했단다.

엄마가 추천한 작가야.

그림책도 어려 권 낸 실력 있는 분이시란다.

좋은 작가와 작업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지.

 

또, 엄마는 일 년에 책 한 권씩 펴내는 게 목표야.

그런데 올해는 영 틀렸구나 싶었지.

어영부영하던 사이에 시간이 훌쩍 흐르고 말았거든.

엄마가 많이 게을렀어.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출판사에서 의욕을 가져주신 덕분에

올해 책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단다.

정말 감사한 일이지?

엄마는 정말 설레고 두근거린단다.

 

그리고 9월 14일에는 부산시 공무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도 하게 됐어.

주제는 '소통으로 텔링-어른을 위한 동화읽기'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건 처음이라

몹시 떨리고 긴장돼.

또 얼마나 행복하고 기쁜지 몰라.

 

엄마는 강연자로서의 삶을 꿈꿨단다.

신인작가에다 얼굴이 알려진 작가가 아니라서

작은 강연부터 시작했지.

그러면서 마음 속에는 늘

"언젠가 꼭 큰 강연을 맡고 맡겠다" 다짐하곤 했단다.

지금은 미약하더라도 언젠가는

여기저기에서 초창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꿈을 품었지.

 

물론,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기에

매순간 작은 강연부터 최선을 다했어.

삶은 공평해서 하나를 넘어서야만 그 다음 것도 넘을 수 있거든.

 

그런데 생각보다 큰 무대에서의 강연 기회가 빨리 왔어.

물론, 지인 찬스야.

****께서 강사로 엄마를 추천했단다.

정말 고마운 분이시지?

 

그동안 엄마의 삶을 되돌아보면,

정말 과분할만큼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

엄마는 늘 다짐한단다.

나에게 호의를 가져준 분들에게 꼭 보답하고 베풀며 살겠다고 말이지.

 

또, 제주에서 솔&앤유 부부를 만났어.

엄마, 아빠가 무척 좋아하는 부부란다.

이 분들과도 앞으로 재밌는 작업을 많이 벌이게 될 것 같아.

아마 어린이동산에서 상을 받은

<나는야 하모리 바리스타>를 전자책으로 펴낼 것 같아.

산솔님이 이 분야 전문가거든.

(결국 저작권 문제로 펴낼 수 없게 되었단다. 저작권이 5년 묶여 있거든.)

 

하모리는 엄마가 자란 동네 이름이야.

정작 스토리는 제주도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제주 관련된 스토리로 바꿔보려고 해.

이런 제안을 해주셨을 때, 엄마는 무조건 '오케이' 했단다.

애정과 노력을 내가 아닌 다른 일에 쏟는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잖아.

이 분들의 호의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정말 더 열심히, 좋은 작품 많이 써야겠다고 다짐했어.

 

엄마는 살아가면서 재밌는 많은 일들을 벌이고 싶어.

한계 없이 도전하고, 맘껏 시도해보고 싶어.

그러려면 다가오는 기회들을 놓치지 말아야겠지.

두려워도 일단 해보는 거야.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는 건 많으니까 말이야.

 

축복아,

엄마는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해.

그 길에 우리 축복이도 함께해줘.

고맙고 사랑한다.

 

엄마가

 

 

[특집] 제주에서 찍은 사진

하모리에 생긴 동네 책방 <이듬해 봄>에서 그림책을 한 권 샀단다. <균형> 이 작품이 바로 유준재 작가님의 작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