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단편청소년소설 6편을 엮은 소설집이 내년 하반기 즈음 발간될 예정입니다. ^^

올 여름경, 그동안 썼던 단편소설을 모아 저에겐 친정 같은 P 출판사에 보냈습니다.(굳이 이니셜 처리했지만 눈치 빠른 분은 다 아실 거예요 ㅎㅎ)

2014년, P출판사를 통해 저는 청소년단편소설로도 등단했습니다.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한창 작가 지망생이었기 때문에 겁없이 쓰고 겁없이 고치고, 대책 없이 공모전에 작품을 뿌리던 때였어요. 그렇게 양으로 승부하다보니 확률이 높아졌고, 그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얼떨결에 작가가 된 저는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지구인처럼 뭘 어찌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이전의 목표는 무조건 작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순간 누구나 작가라는 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조바심 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에요. 당연하듯, 상을 받았지만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명백한 사실은 열심히 쓰는 것 밖에 답이 없다는 것. 아무리 어제까지 열심히 썼다 하더라도 지금 쓰지 않는다면 작가가 아닐테니까요. 아무튼 뒤늦게 시작된 자신과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번 나은 작품을 쓰는 게 저의 목표예요.

2017년 한해 동안 장편동화를 딱 한편 썼어요. 전업작가로 생활한 지 어느덧 1년 입니다. 장편 3편을 쓰는 게 목표였는데 1편이라니 부끄러운 일이지요. 회사를 다니면서도 1년에 장편동화 1편은 썼으니, 작업량이 현저히 줄어든 셈입니다. 대신 단편을 좀 많이 쟁여뒀습니다.(작품성은 글쎄요..)

동화, 청소년소설 가리지 않고 썼는데요. 다 적고 나니 얼추 단편집 분량이 될 거 같아 저에겐 친정인 p출판사에 보냈고, 다행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절반은 건졌고, 절반은 반려되었는데요. 가을에 열심히 2편을 써서 다시 보냈고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단편동화를 수정해서 어느 출판사에든 투고해보려 합니다. ^^

 

마침 서울에 문우 시상식이 있어 들렀다가 다음 날, 양재동을 찾았습니다. 당일치기로 이동하기에는 몸이 고될 것 같아 '합법적 외박'을 빙자한 서울나들이를 감행했습니다. 폭신폭신한 침대가 있는 깨끗한 3성급 호텔에서 묵었는데, 이상하게 잠이 안 오더라고요. 괜히 1박한 게 억울할 지경이었습니다.

 

다음 날, 출판사 사옥을 찾았습니다. 최근에 사옥을 리모델링 했다더니 정말 멋졌습니다. 3년 만에 찾아가는 거라서 1층에 요런 공간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짠! 1층 북카페 모습입니다.
실은 이곳을 그동안 외부 손님들에게도 개방했는데, 이제부터는 작가와 독자들을 위한 강연이나 만남의 공간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이용할 거라고 해요. 저도 서울에 산다면 자주 놀러갈텐데 아쉬웠답니다.

 


 

마침, 곧 동시 강연이 열릴 예정이라 동시책으로 디피해놓은 모습입니다.

그동안 출판사와 계약할 적에 모두 우편 서류로 계약을 했는데요, P출판사는 대면 계약이 원칙이라고 합니다.(물론 스케줄이 안 맞을 경우에는 우편으로^^)

저는 P출판사의 이런 원칙에 내심 감동을 했더랬습니다. 요즘처럼 모든 게 빠르고 전산화된 시대에 편집자와 작가가 얼굴을 맞대고 계약서에 싸인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니! 정말 정이 넘치잖아요. 저는 시골 출신 츤데레한 여자라서 그런지 이런 출판사의 방침이 따뜻하게 느껴져 감동했습니다. 첫 인상도 따뜻한 곳이었는데 역시나 여전히 따뜻한 곳이더군요.

 


 

어여쁜 편집자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화 통화한 게 전부인데도 몇번은 본 사이처럼 친근했어요. 대표님도 오셔서 저를 반겨주셨습니다. 이런 출판사가 어딨을까요! 세상에! (관심이 필요한 신인작가..ㅎ)

대표님은 동시작가로도 활발히 활동중이신데요, 최근 펴내신 청소년 시집을 선물로 주셨답니다. 신랑이 저보다 더 열심히 읽더라고요. 저에게 몇편을 읽어주던데 대표님의 마음 한구석에 아직도 소년이 살아있는 것 같았어요. ^^

 


 

편집자님이 챙겨주신 청소년단편소설집과 아가에게 읽어주면 좋을 그림책까지. 제가 지금 임신 35주인데요, 부끄럽게도 아가에게 태담이나 책을 읽어주거나.. 그런 태교를 제대로 한적이 없답니다.

아... 전 제가 이런 인간인줄 몰랐어요. 뱃속에 있는 아가가 실감이 안나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하고. 이번에 선물 받은 책을 읽어줬는데 아마 최초의 책읽기 태교가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 동화작가라면 태교도 열심히 할 거 같죠? 아닙니다. 여기 무심한 예비엄마가 한 명 있슴다. 미안하다 축복아)

말이 엉뚱한 곳으로 샜습니다.

요즘 같은 출판 불황기에 저와 인세 계약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예쁘게 책으로 나오길, 사랑받는 책이 되길, 출판시장이 나아지길 기도합니다. 저는 더욱 더 좋은 작품 많이 쓸게요. 내년엔 쓰다 만 장편소설을 완성 짓고 싶습니다.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오가는 창작활동은 계속 이어질듯 합니다. ^^

 


2017년 11월 30일(목) 12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 경산 카페 '에콜로지아'에서 어린이도서연구회 경산지부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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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역 문우들을 한 달에 한번씩 만나서 각자 써온 동화를 합평하는 모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올해 신춘문예 수상자인 성 선생님의 추천으로 강연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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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였어요. 어린이도서연구회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도서를 알리고, 어린이들이 평생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올바른  독서문화를 만드는 단체입니다.

전국에 많은 지부들이 있는데 경산 지부 회원들은 독서량도, 지식도 상당하다고 들었어요. 부지런히 작품들을 읽고 부지런히 토론하는 분들 앞에서 강연을 한다니, 사실 좀 떨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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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제 책은 어도연 추천 도서가 아니랍니다. 그런데도 초청받았다니 영광스러울 수밖에요. 특히, 제 강연 후에는 다양한 장르, 폭넓은 이야기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최영희 작가님께서 강연하셨지요. 최영희 작가와 경산지부 회원분들이 사랑하는 작가예요.  그런 작가와 제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 정말 신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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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의 주제는 <동화와 동심>으로, 미리 준비해간 PPT를 바탕으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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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을 사랑하는 분들인만큼 동화와 동심이 무엇인지 소개하고, 이어 동화를 어떻게 썼는지 제 작품 위주로 소개했습니다. 작가들이 이야기를 얻는 통로는 다양한데요, 저 같은 경우, 갓 동화를 썼을 때는 가장 먼저 내면의 것, 개인적인 경험을 끄집어내고 이후에는 바깥의 문제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창작의 길은 외롭고도 쓸쓸한데요. 그러나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환희와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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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품을 쓰는 과정이야말로 어른이 동심에 닿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소재를 찾는 방법과 어떻게 작품을 쓰는지 등 '창작 과정'을 들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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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T에는 평상시 책이나 신문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아 간직해뒀던 주옥같은 문구들을 탈탈 털어 중간중간 양념으로 넣었는데요. 회원분들 모두 공감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제가 '맛뵈기 강연'이었다면 이후 진행된 최영희 작가의 강연은 그야말로 뜨거운 호응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맹하게 앉아 있다가 한 수 톡톡히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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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최영희 작가님, 그리고 어도연 회원분들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다들 미인이시고, 웃는 모습이 끝내주게 아름답지요? 이렇게 해맑은 미소를 지닌 분들이시기에 어린이책을 사랑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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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뜻깊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하는 머그컵, 직접 담그셨다는 자몽청(제가 자몽 귀신이거든요!) 알록달록 예쁜 수세미와(주부에겐 필수죠^^) 대구의 세월호 기록을 담은 <잊지 않고 있어요. 그날의 약속> 따뜻한 환대와 마음, 애정에 감동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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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작가로서 스스로 타협하지 말고 세상을 움직이는,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좋은 작품을 늘 연구하고 치열하게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며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16일(목)

대구교대 1~2학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가량

 <동화창작교실>을 진행했습니다.

 

 

 

본 프로그램은 '2017 도 추수지도 공감UP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미래의 예비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동화의 맛'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 강연의 목표이자 취지였습니다.

혹시 모르지요.

이날 만난 예비선생님들 중

미래의 문우이자 작가가 나올지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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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해봤지만

대학생들만 대상으로 강연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모여 깜짝 놀랐습니다.

또한, 예비 선생님들의 젊음과 열정, 창의력에 감탄했지요.

 

임신 8개월차여서 말하는데 숨이 가쁘고,

체온이 올라가서 땀이 비오듯 줄줄 흘렀는데도

다들 이해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강사 소개를 마친 후 '동화'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했습니다.

처음 보는 학생들과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는

얼음장을 와장창 깨부수는 '아이스 브레이킹'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너무 제 얘기만 많이 늘어놓았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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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동심을 바탕으로 쓴 글'을 뜻합니다.

그야말로 사전적 의미인데요, 동심이 과연 무엇인지

어른들은 동심을 가질 수 있는지 등등의 화두를 통해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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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간단한 창작기법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실습'이 진행됐는데요.

 

은유 훈련, 브레인스토밍 등의 기법을 통해

짧은 동화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간단한 합평과 조별 발표도 진행되어서

시간이 촉박한 나머지

손바닥 그림책 만들기 활동은 건너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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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한 실습 활동들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고요?

다음에 기회되면 제 강연을 꼭 들어보세요 =.= 헤헷

 

 이날 각 조에서 만든 이야기들 중,

대표 이야기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각자 앞으로 나와서  마이크를 들고 발표했는데요,

즉석에서 만든 동화였는데도

굉장히 창의적이고 새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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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칠 수 있는지

학생들의 순발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더불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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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출판사 사장이었다면

바로 계약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었어요.

그 정도로 가슴에 품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더 풍부한 이야기들과 합평을 병행했을텐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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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오늘 만난 이들과 함께

문우로서 작품을 나눌 날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 기대를 절로 갖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예비 선생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