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오늘부터 첫 출근이다.
마침, 남편도 한 달 간의 장기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는 날.

남편 회사 가는 길에 직장이 있어 함께 나왔다. 이번주는 10시부터 교육이라 근처 카페에서 따뜻한 라떼 한 잔에 마음을 녹이는 중이다.

그새, 우주가 보고 싶다.
지난 일 년 간의 시간을 돌아보면 난 그리 좋은 엄마는 아니었다. 함께 있는 시간, 늘 바라보고 함께 놀아주진 못했지만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사이였다.

출산 후, 한달이 지나 '급성담낭염'으로 담낭을 떼어냈고 일주일 간 입원했다. 우주와 길게 떨어져 있던 건 그때가 처음이다. 그래도 그때는 우주 곁에 남편, 시어머니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주는 완전히 가족 손을 떠났다. 이렇게나 빠른 '독립'이라니.

애달파 말자, 마음 먹었는데도 어쩔수 없는 인간이라 마음이 복잡하고, 그 마음을 누르기 위해 글을 끼적인다.

지금 우주는 뭐할까? 다른 친구들과 잘 놀고, 밥도 잘 먹고, 울더라도 너무 오래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선생님께 따뜻햐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 아이지만 육아의 과정에서 버거울 때가 있다. 이를테면 기저귀 갈 때 바동거리는 것, 그 순간이 응가를 쌌을 때라면 '분노 게이지' 순간 상승. 물론, 그래도 허허 웃으며 달래며 기저귀를 갈지만 바쁜 선생님에겐 힘에 부치는 일일 거다.

우주가 갑자기 말을 잘 들을 리 없고(아기니까),  부디 선생님이 화가 나더라도 잘 견뎌 주셨음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믿고 맡기는 것. 그리고 신께 기도하는 것. 기도한다. 우리 우주는 신께서 지켜주실 거다.

새삼, 세상 워킹맘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 엄마도...나를 이렇게 키우셨구나.



 

메리크리스마스!

다들 즐거운 성탄절 보내고 계신가요? ^^

저는 '몸살 감기'로 열 40도를 찍고, 겨우(?) 회복했습니다.

아픈 사이에 크리스마스가 다 지나가 버렸네요.

 

어떤 일이 있어도 블로그만큼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지' 다짐했었는데,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제 블로그가 '티스토리' 기반 블로그라서 그런지

'쌍방향 소통'이 좀 불편합니다.

그래도 종종 찾아주셔서 안부 여쭤 주시는 분들 참 감사합니다 :)

덕분에 더욱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12월 한달 간 무척 바빴는데요.

이런 저런 변화들이 많았답니다.

오랜만에 제 근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 2019년 1월 2일부터 직장에 출근합니다.

 

'아니, 갑자기 웬 직장!?'

놀라시는 분들 많죠?

저도 그런데 다른 분들은 오죽 하실까요.

 

우연찮게 2년 전 다니던 직장에서

'비정규직 직원 정규직 전환' 공고가 났고,

딱 저에게 맞는 직군에, 저 또한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에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다!"하는 생각에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그동안 필기시험, 면접 치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리고 최근,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제가 동화 공부를 한 것도, 책을 낸 것도

직장에 다니면서랍니다.

적절한 사회적인 피드백과 긴장감이

오히려 글쓰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어요.

 

그러다 2년 전, '계약 종료'로 퇴사하고

'전업작가' 생활로 뛰어들게 됐는데

그게 어찌나 불안하던지요.

아무래도 저는 '베짱이' 보다는 '일 개미' 스타일이었던 거죠.

 

그 사이, 딸이 태어났지만

그럼에도 이런 저런 일을 벌이며 살았던 것은

제 안의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건 매우 고독한 작업이어서

책이 나오기 전까지 어떠한 피드백도 받을 수 없어요.

그 컴컴한 터널을 지내는 동안

저는 어떤 식으로든 외부 사람들과 소통해야 했고

끊임없이 확인받기 바랐습니다.

그것도 '일' 적으로 말이에요.

그래서 강사로, 스토리텔러로, 라디오 게스트로 참 많은 일을 해왔네요.

 

남들이 볼 때는 이런 제 모습이

'전업작가와 엄마 사이에 딱 균형을 찾은 것'으로 보였을지 모르겠어요.

저 역시 "지금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왔으니까요.

 

하지만 전 직장 공고가 나는 순간,

아직 난 사회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밤에는 글을 쓰는 생활로 돌입합니다.

직장에서의 경험이 글 쓰는 원동력이 되길 바라면서요.

 

 

(2) 라디오에서 하차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것들을 정리해야만 했습니다.

 

우선, 가장 안타까운 일 (ㅜ.ㅜ)

TBN대구교통방송 라디오 <동화로 보는 세상>에서 하차하게 됐어요.

 

4월 말부터 지금까지

고정패널로 다양한 동화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아무래도 금요일 방송이다 보니,

직장 생활과 병행하기에는 힘들겠다는 판단에

작별하게 됐습니다.

 

작가님, PD님, 아나운서님... 모두들 너무나도 좋은 분들이셨고,

저 역시 동화를 소개하는 동안 무척 즐겁고 공부가 되었기에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다시 또 이런 기회를 얻게 될까요?

나중에, 퇴직 후에 그때 또 라디오 패널로 활동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즐겁고 신나는 경험이었거든요.

 

* 저 다음으로 바톤을 이어 받은 작가는

장편동화책 <내 다래끼>를 펴낸 성주희 작가입니다.

 

(3) 1월, <청소년 단편소설집>이 발간 됩니다.

 

작년 겨울에 계약한 <청소년 단편소설집>이 발간됩니다.

아, 막상 세상으로 내보내려고 하니까 왜 이렇게 불안하고 걱정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과연 최선이니?'

저에게 묻게 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입니다.

 

핑계를 대자면,

글이란 게 참 신기해서

쓰는 순간 '생명'이 생겨요.

그래서 막 저도 모르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고

주인공들이 알아서 말을 늘어 놓는단 말이에요.

그렇게 탄생한 이야기들입니다.

 

작가는 이야기 씨앗을 가슴에 품고,

그 씨앗을 발아해서 세상으로 내보내는 존재 같아요.

 

조금 무책임한 말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주인공들이 저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낸

그런 책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아, 실은-

<작가의 말>을 쓰다말고

안 풀려서 블로그에 들어왔는데

이젠 무슨 말을 해야할지 가닥이 잡혔어요.

(이런 게 글의 힘이지요.) 

 

(3) 우주가 돌을 맞이합니다.

 

내 딸, 우주가 세상에 태어난지 어느덧 일 년이 되어갑니다.

 

초보 엄마, 초보 아빠로 정말 많은 것이 서툴었지만

그럼에도 우주는 잘 자라주었습니다.

 

첫 아이의 돌이다보니, 뭐라도 시늉은 해야했기에

가까운 가족, 친척들만 모아놓고 작게나마 잔치를 열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복직'하게 되면서,

요즘 우주는 갑작스레 '어린이집'에 등원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적응 삼아 몇 시간씩만 보내다 오는데요.

첫 날, 데리러 갔더니 막 울고 있기에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요.

다들 이런 마음으로 어린이집에 보내는 거겠지요.

 

이제 일주일 뒤면, '종일반'에 맡겨야 하는데

잘할 수 있을까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열심히 기도해야겠습니다.

 

'우주야, 난 너를 믿어. 힘내, 고마워. 사랑해.'

 

 

-

내년에도 저는 열심히 글을 써내려갈 것입니다.

제가 어느 자리에 있든, 무얼 하든

저의 정체성은 '작가'니까요.

 

건투를 빕니다.

 

 


지난 주, 금요일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왜 오늘 올리냐고?ㅎㅎ 그 사이에는 너무 바빴고 지금은 머리 식힐겸, 휴식 중 블로그 중이다.)


수업 가기 전에, 볕을 쬘겸 강변에 갔다.
울 동네엔 제법 길고 아늑한 강이 흐른다.

돌다리를 건너다 엄청 예쁘고 귀여운 새 발견! 아마도, 백로 아니면 왜가리 같다.


깨끗한 흰 털, 검정 부리, 늘씬한 다리.
넌 이름이 뭐니?


확대해봤다.
아, 귀여워 흑흑흑.
머리털이 복슬복슬, 휘날린다.
만지면 우주 머리털처럼 보드라울 것 같다. (예상 외로 꺼슬꺼슬하면 어쩌지?)


산들산들 바람에 맞춰 머리칼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름답고 귀엽다!!! 네 덕에 하루가 행복했어. 그리고 우리 동네가 더 좋아졌어.

예전에 고향 제주에 살 적에 환경연합에서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그때, 환경해설사가 되고 싶단 생각도 어렴풋 했다. 직업으로 삼기 보다는 자연을 좀 더 알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선 무슨 무슨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길에 핀 꽃 한송이, 풀, 나무, 새..이름을 무척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잘 아는 사람을 보면 열광하고 매력을 느꼈었다.(지금 만난 남편은 나만큼이나 문외하다.)

난 시골에서 자랐는데 어째서 나무, 풀, 꽃 이름도 모르는걸까?(꼭 알아야하는 건 아니지만.)

난 바닷가 마을에서 자랐는데 어째서 수영은 못하는 걸까?(물론, 개헤엄은 할 수 있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기사를 찾아봤다.
우리 동네 강변에서 요즘 새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있었다.

요며칠 내린 엄청난 비 때문에 백로, 왜가리 떼가 서식지를 잃었다는 기사. 슬프다. 혹시 너도 집을 잃은 거니? 문득, 지금 녀석은 어디서 지내는 것일까 궁금하다.

이 포스팅을 쓰며 다짐한다.
동물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고. 나보다 (덩치가) 작은 것들의 생명을 돌봐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다. 뭐든 보고 나면 호기심을 갖고, 다시 또 들여다보고 생각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