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결혼한 지 2주년을 맞이했다.

간만에 폭풍 포스팅을 하면서, "또 무슨 일들이 있었더라?" 곱씹다보니 결혼기념일이 생각났다.

올해 결혼기념일은 추석 연휴이기도 했다. 큰 댁에 제사 음식 하러 가야해서 부랴부랴 급하게 케이크에 불을 붙혔다. 전날 이마트 제과점에서 과일 케이크를 사뒀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종이를 꺼내 몇 초만에 쓱싹쓱싹 축하 메시지를 적었다. 이런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지.


작년 결혼기념일은 어떻게 보냈나 싶어 찾아보니 이랬다. 대구에서 유명한 케이크 및 타르트 집인 '프라우송'에서 케이크를 주문해 기념하고, 저녁에는 아버지 어머님 도련님과 소고기를 냠냠 맛있게 먹었다.

10월 3일 개천절에 결혼하면 좋은 게 있다. 바로 결혼기념일이 빨간 날이라 쉴 수 있다는 거다. 기억하기도 쉽고 말이다.

첫 결혼기념일이었던 작년에는 어떻게 하면 인상 깊게 보낼수 있을지 고민 많이 했다. 직장 상사 한 분은(이땐 직장을 다닐 때라) 기념일마다 반지를 사라고 했다. 엄연히 말하면 신랑에게 사달라는 거디. 금이라 나중에 비상금도 되고 돈이 꽤 된다며. 괜찮은 방법 같았다. 하지만 어쩐지 귀찮았다. 금테크, 재테크 같은 건 우리 부부에게 서툰 일이니까.

누군가처럼 기념일마다 사진을 찍을까,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을까 고민했는데 결국 우리가 택한 건 케이크를 사서 조촐한 파티를 하는 거였다. 휙휙 날려쓴 축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인증샷까지 남기면 성공! 소박한 우리 부부에게 딱이다.

하지만 좀 아쉬운 건 있다. 바로 편지를 주고 받지 못한 것. 우리 부부가 연애시절부터 주고 받았던 긍토리 노트(일종의 교환일기)에 써두면 좋을 것 같다. 얼마 전에 방치된 노트를 꺼내 오랜만에 편지를 썼는데 하서방에게서 답장이 없다. 이런 것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

내년에는 우리 딸과 함께 세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이하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몹시 설레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

감사하는 마음으로 늘 사랑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