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2015년 10월 3일 개천절, 너굴군과 결혼했다.

 

이 블로그에는 '셀프 청첩장' 만드는 과정까지 올렸다가 말았더랬다.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신혼여행도 다녀온 우리는

현재 2년차 '신혼' 부부다.

그리고 뱃속에는 19주 된 딸내미도 있으니..흐흠.

 

그간의 게으름을 뒤로하고,

날짜야 어찌되었건 우리 부부의 '꿀잼 라이프'를 기록해보려 한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셀프웨딩 촬영>에 관한 것이다.

 

-

 

때는 바야흐로 2015년, 스몰웨딩이 한창 유행이었다.

예식장과 패키지는 너무 비싼 것 같아서

'야외 결혼식'을 계획했다.

 

마침, 영천 시안미술관과 인연이 있었기에

그 곳에서 하면 좋겠다, 어렴풋 생각했다.

 

그러나 '야외 결혼식'의 실체를 알게 된 우리는

서둘러 그냥 동네 예식장을 예약했다.

 

스몰은, 우리가 알고 있는 스몰이 아니었다.

스몰을 과장한 L사이즈였다고!(이런 제일 나빠!)

 

일단, 야외 결혼식을 하려면 바깥에 이런저런 설치를 해야했고,

뷔페를 따로 불러야했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리하여 동네 예식장에서 가장 평균적인 코스를 예약했고

거기에다 우리는 스튜디오 촬영을 제외하고

드레스, 턱시도 선택과 당일 메이크업, 결혼식의 전반적인 것을

세트로 묶어 진행키로 했다.

 

그렇게 결정하자 많은 게 한결 수월해졌다.

무엇보다 '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좋았다.

(아아, 어른들에게 밥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

 

그 후에 남은 과제는 '웨딩 촬영'이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면 가장 간단했겠지만

어쩐지 과한 조명을 받아가며 촬영하기 싫었다.

 

더군다나 세월은 모든 기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조작한다고,

포토샵으로 작업한 앨범 속 내 모습을 보며 먼 훗날

"아아, 나도 이럴 때가 있었지! 연예인 뺨치는 외모였다고!"

라며 착각하긴 싫었다.

 

그래서 우리는 '셀프 웨딩'을 택하게 된다.

 

-

 

마침 사진작가님을 한 명 알고 있었고,

이 분의 도움으로 영천 시안미술관에서 촬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역시 전혀 '스몰'하거나 간단하지 않았으니...

 

우선, 드레스 선택이 관건이었다.

 

인터넷으로 드레스를 덜컥 구매한 나는

드레스에 맞춰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그리고 웨딩 촬영 이후, 드레스는 옷장에 쳐박혀 있다.)

 

드레스를 샀으니 웨딩 슈즈가 필요하고, 악세서리가 필요하다.

신랑은 턱시도를 입어야하고, 코사지도 하나 해야한다.

이렇게 저렇게 준비하다보니 돈은 줄줄이 나갔고,

스튜디오 촬영만큼 들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별 차이가 없었던 듯 하다.

 

-

 

촬영 당일, 나는 근처 샵에 가서 머리를 하고 메이크업을 했다.

화장하면 예뻐질 줄 알았으나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녕 포토샵이 답인가!

 

옛 어른들은 참 현명하기도 하지.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냐?'는 말은

누가 지었는지 참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말이로다.

 

-

 

당일, 영천에는 비가 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날은 아주 좋았고,

더위 마저 물러가 촬영하기 딱인 상황이었다.

 

그렇게 찍은 우리의 웨딩 사진을 공개한다!

(포토샵은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했는데도 이 얼굴이면 그냥 콱... 물에 코박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