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안녕하세요?
동화작가 김정미 입니다.

그간 소식이 무척 뜸했지요?
1월부터 워킹맘이 되어 직장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어요.

갓 돌이 된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온가족이 그야말로 투쟁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딱 6개월이 지나니 조금 정신이 생깁니다.
비록 지금 이순간도 감기몸살로 골골 거리고 있지만요.

그래도 틈틈이 강의를 나갔습니다.
더 늦기 전에 기록을 남겨봅니다.

이번에는 색다른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요.

바로, 경산시보건소에서 두차례에 걸쳐
치매 환자 자서전쓰기 수업을 했습니다.

수강자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었고요.

강의에 앞서 두가지 고민이 있었는데요.

첫째, 수강생이 자신의 자서전이 아닌 가족의 자서전을 써야한단 점.

둘째, 자서전을 완성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지요.(총 2회, 합 4시간 강의었답니다.)

어떻게하면 짧은 시간에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수업 방법을 조금 바꾸기로 했습니다.

바로, '자서전'에 대한 접근방식을 조금 바꾸는 건데요.

자서전이란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 것이지요. 그런데 제가 만난 분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가족의 이야기를 적어야 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인터뷰도 해야하고, 상대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어야 하는데 가족, 본인 모두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기에 절대 쉬운 작업이 아니에요.

결국 본질에서 답을 찾기로 했습니다.

'자서전 쓰기' 수업의 목적은 무엇일까?

저는 답을 '치유' '이해' '사랑'이라 내렸어요.


결국, 수업을 통해 가족들도 환자도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자신과 가족을 이해하며, 사랑을 품고 찾는 시간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첫번째 시간에는 가족 본인의 인생과 삶을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미리 준비해간 문답지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보는 시간이었는데요. 문답 형태, 일대기 기록, 브레인스토밍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었어요.

어차피 자서전의 주인공과 수강생은 서로 가족이기에 본인의 삶을 더듬다보면 대상자와 만나기 마련이니까요.

놀랍게도 첫번째 시간에 수강생들 저마다가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기억에서 지워졌던(혹은 지우려 애썼던) 기억들과 조우하는 시간이었죠.

그 과정에서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했습니다.

2시간이 쏜살처럼 흘러가고
다음 강의가 있는 일주일 간의 휴식동안
문답지를 채워오라는 숙제를 내고
수강생들과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수업시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고 마는데요..

여떤 일이었는지는
두번째 강의 후기에서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의 후기로 마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대구강북노인복지관 <할아버지 학교>에서 9월 13일 두번째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할아버지 학교>는 은퇴하신 할아버님들의 자립감을 키우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강북노인복지관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처음 강의 제의를 받았을때 그 대상이 할머니가 아닌 할아버지라는 게 조금 색다르게 와닿았어요. 사실, 마을스토리텔링 일을 하며 지자체를 찾아가면 할머님들 주도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칠곡의 '시 쓰는 할머니'들도 그렇고, 할머님들의 활약은 전국적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 틈에 <할아버지 학교>는 컨셉이나 의의가 신선하고, 진정성 있어 선뜻 마음이 갔답니다.

전체 일정 중, 제가 담당한 프로그램은 '편지 쓰기'입니다. 소년원과 가족 해체 등으로 힘들게 사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편지를 쓰는 것이지요.

저는 이 강의에 '온기 우체부가 되어 편지를 쓰자'라는 소제목을 붙였답니다. 할아버님들 인생과 지혜가 담긴 편지글이 누군가의 가슴에 따뜻한 온돌이 될 거라 믿기 때문이죠.

지난번 포스팅 했듯, 첫번째 시간에는
할아버님들 마음 속의 이야기를 꺼내는 '브레인 스토밍'과 '동기부여'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토대로 두번째 시간에는 실전에 돌입했는데요. 편지를 쓰고 직접 꾸미는 시간까지 가졌습니다.

어르신들, 쭉쭉 거침없이 편지를 적어내려가십니다. 담당복지사님이 말씀하시길 평소 글쓰기를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편지 쓰기만큼은 즐겁게 참여하셨다고 해요. 뿌듯하고, 기분 좋더라고요.

편지는 일일이 다 읽었지만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건, 하나하나 따뜻한 온기가 담겨 있단 거예요.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셨답니다.

이건 편지를 쓴 후, 다른 종이에 그린 그림입니다. 편지와 함께 동봉할 계획이랍니다.

"웃지 않는 젊은이는 야만인이고, 웃지 않는 노인은 바보다."
이 그림을 그리신 할아버님은 늘 스마일한 얼굴에 항상 흥이 넘치세요.

빨갛게 떠오르는 태양.
내일은 내일의 해가 떠오르겠죠?

어르신들께 강조한 게 있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여정을 자랑스럽게 여기시라고요. 그 자체로 한 권의 책이자 지혜, 감동, 지침이라고 말입니다.

어르신들이 적은 편지는 분명, 외롭고 아픈 아이들을 따뜻하게 피어나게 할 겁니다. 제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채워주신 것처럼 말이에요.

 


대구강북노인복지관에서 9월 7일 스토리텔링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은퇴한 할아버님들의 고립감을 줄이고, 제2의 인생 시작을 위한 자립감을 키우기 위해 작년부터 <할아버지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두번째 학교가 열렸는데요, 저는 운영위원으로 활동중입니다.^^

올해 초, 회의를 했는데 어느덧 프로그램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제 강연 시기가 다가온 걸 보면 말예요.


그동안 할아버님들은 자신의 인생을 그림과 글로 엮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엮은 그림책이 곧 출간되는데,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감동이고 생생한 역사였어요.

사람은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이 있죠. 어르신들의 삶을 엿본 저는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맡은 프로그램은 이른바 <온기 우체부 되기>랍니다. 어르신들이 직접 쓴 편지를 지역 소년원과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총 2회 강연으로 구성했는데요. 첫 강의는 '동기부여'  및 '내안의 이야기 찾기'였습니다.

편지는 받는 이가 명확해야 자연스럽게 할말이 나오는 법입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쓰는 편지는 구체적인 상대와 이름이 정해진 건 아니었어요. 대략적인 그룹만 정해진 상황이었지요.

이럴 경우, 그저 흰 종이만 보다가 시간을 보내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동기부여는 매우 중요했지요.

다양한 동영상으로 마음의 벽을 허문 후, 미리 '브레인스토밍'을 위한 종이에 답을 적으며 편지에 얽힌 나만의 추억을 탐색했습니다.

머뭇거리다가도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어르신들 보며, 제가 다 감탄했습니다. 강의 다니며 느끼는 것이지만, 오히려 배우는 건 저랍니다.

이제 다음 강의에서는 대망의 편지를 쓰게 됩니다. 어떤 편지들이 나왔을까요? 두근두근!

<덧> 강북노인복지관은 다양한 사업을 아주 열심히 진행하신답니다. 특히, 사회복지사님들의 열정이 대단하셔서 인상 깊은 곳이에요.

복지관 앞에는 이렇게 <어르신book 문화로드>라는 부스가 있는데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제 장편동화책 <유령과 함께한 일주일>, <보름달이 뜨면 체인지>도 기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