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대구강북노인복지관 <할아버지 학교>에서 9월 13일 두번째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할아버지 학교>는 은퇴하신 할아버님들의 자립감을 키우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강북노인복지관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처음 강의 제의를 받았을때 그 대상이 할머니가 아닌 할아버지라는 게 조금 색다르게 와닿았어요. 사실, 마을스토리텔링 일을 하며 지자체를 찾아가면 할머님들 주도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칠곡의 '시 쓰는 할머니'들도 그렇고, 할머님들의 활약은 전국적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 틈에 <할아버지 학교>는 컨셉이나 의의가 신선하고, 진정성 있어 선뜻 마음이 갔답니다.

전체 일정 중, 제가 담당한 프로그램은 '편지 쓰기'입니다. 소년원과 가족 해체 등으로 힘들게 사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편지를 쓰는 것이지요.

저는 이 강의에 '온기 우체부가 되어 편지를 쓰자'라는 소제목을 붙였답니다. 할아버님들 인생과 지혜가 담긴 편지글이 누군가의 가슴에 따뜻한 온돌이 될 거라 믿기 때문이죠.

지난번 포스팅 했듯, 첫번째 시간에는
할아버님들 마음 속의 이야기를 꺼내는 '브레인 스토밍'과 '동기부여'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토대로 두번째 시간에는 실전에 돌입했는데요. 편지를 쓰고 직접 꾸미는 시간까지 가졌습니다.

어르신들, 쭉쭉 거침없이 편지를 적어내려가십니다. 담당복지사님이 말씀하시길 평소 글쓰기를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편지 쓰기만큼은 즐겁게 참여하셨다고 해요. 뿌듯하고, 기분 좋더라고요.

편지는 일일이 다 읽었지만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건, 하나하나 따뜻한 온기가 담겨 있단 거예요.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셨답니다.

이건 편지를 쓴 후, 다른 종이에 그린 그림입니다. 편지와 함께 동봉할 계획이랍니다.

"웃지 않는 젊은이는 야만인이고, 웃지 않는 노인은 바보다."
이 그림을 그리신 할아버님은 늘 스마일한 얼굴에 항상 흥이 넘치세요.

빨갛게 떠오르는 태양.
내일은 내일의 해가 떠오르겠죠?

어르신들께 강조한 게 있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여정을 자랑스럽게 여기시라고요. 그 자체로 한 권의 책이자 지혜, 감동, 지침이라고 말입니다.

어르신들이 적은 편지는 분명, 외롭고 아픈 아이들을 따뜻하게 피어나게 할 겁니다. 제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채워주신 것처럼 말이에요.

 


대구강북노인복지관에서 9월 7일 스토리텔링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은퇴한 할아버님들의 고립감을 줄이고, 제2의 인생 시작을 위한 자립감을 키우기 위해 작년부터 <할아버지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두번째 학교가 열렸는데요, 저는 운영위원으로 활동중입니다.^^

올해 초, 회의를 했는데 어느덧 프로그램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제 강연 시기가 다가온 걸 보면 말예요.


그동안 할아버님들은 자신의 인생을 그림과 글로 엮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엮은 그림책이 곧 출간되는데,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감동이고 생생한 역사였어요.

사람은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이 있죠. 어르신들의 삶을 엿본 저는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맡은 프로그램은 이른바 <온기 우체부 되기>랍니다. 어르신들이 직접 쓴 편지를 지역 소년원과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총 2회 강연으로 구성했는데요. 첫 강의는 '동기부여'  및 '내안의 이야기 찾기'였습니다.

편지는 받는 이가 명확해야 자연스럽게 할말이 나오는 법입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쓰는 편지는 구체적인 상대와 이름이 정해진 건 아니었어요. 대략적인 그룹만 정해진 상황이었지요.

이럴 경우, 그저 흰 종이만 보다가 시간을 보내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동기부여는 매우 중요했지요.

다양한 동영상으로 마음의 벽을 허문 후, 미리 '브레인스토밍'을 위한 종이에 답을 적으며 편지에 얽힌 나만의 추억을 탐색했습니다.

머뭇거리다가도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어르신들 보며, 제가 다 감탄했습니다. 강의 다니며 느끼는 것이지만, 오히려 배우는 건 저랍니다.

이제 다음 강의에서는 대망의 편지를 쓰게 됩니다. 어떤 편지들이 나왔을까요? 두근두근!

<덧> 강북노인복지관은 다양한 사업을 아주 열심히 진행하신답니다. 특히, 사회복지사님들의 열정이 대단하셔서 인상 깊은 곳이에요.

복지관 앞에는 이렇게 <어르신book 문화로드>라는 부스가 있는데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제 장편동화책 <유령과 함께한 일주일>, <보름달이 뜨면 체인지>도 기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