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정미의 창작놀이터


지난 주, 금요일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왜 오늘 올리냐고?ㅎㅎ 그 사이에는 너무 바빴고 지금은 머리 식힐겸, 휴식 중 블로그 중이다.)


수업 가기 전에, 볕을 쬘겸 강변에 갔다.
울 동네엔 제법 길고 아늑한 강이 흐른다.

돌다리를 건너다 엄청 예쁘고 귀여운 새 발견! 아마도, 백로 아니면 왜가리 같다.


깨끗한 흰 털, 검정 부리, 늘씬한 다리.
넌 이름이 뭐니?


확대해봤다.
아, 귀여워 흑흑흑.
머리털이 복슬복슬, 휘날린다.
만지면 우주 머리털처럼 보드라울 것 같다. (예상 외로 꺼슬꺼슬하면 어쩌지?)


산들산들 바람에 맞춰 머리칼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름답고 귀엽다!!! 네 덕에 하루가 행복했어. 그리고 우리 동네가 더 좋아졌어.

예전에 고향 제주에 살 적에 환경연합에서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그때, 환경해설사가 되고 싶단 생각도 어렴풋 했다. 직업으로 삼기 보다는 자연을 좀 더 알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선 무슨 무슨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길에 핀 꽃 한송이, 풀, 나무, 새..이름을 무척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잘 아는 사람을 보면 열광하고 매력을 느꼈었다.(지금 만난 남편은 나만큼이나 문외하다.)

난 시골에서 자랐는데 어째서 나무, 풀, 꽃 이름도 모르는걸까?(꼭 알아야하는 건 아니지만.)

난 바닷가 마을에서 자랐는데 어째서 수영은 못하는 걸까?(물론, 개헤엄은 할 수 있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기사를 찾아봤다.
우리 동네 강변에서 요즘 새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있었다.

요며칠 내린 엄청난 비 때문에 백로, 왜가리 떼가 서식지를 잃었다는 기사. 슬프다. 혹시 너도 집을 잃은 거니? 문득, 지금 녀석은 어디서 지내는 것일까 궁금하다.

이 포스팅을 쓰며 다짐한다.
동물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고. 나보다 (덩치가) 작은 것들의 생명을 돌봐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다. 뭐든 보고 나면 호기심을 갖고, 다시 또 들여다보고 생각해야지.



10월 27일 토요일,
생긴지 20년이 넘었다는
대구의 어린이책전문서점 '책벌레'에서
<마을지도 만들기>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이날은 동화작가 보다는 스토리텔러의 마음가짐으로 강연을 진행했답니다.


오전에 글쓰기 수업을 마치자마자 남편 차 타고 우주랑 숑! 며칠 간, 새벽 3시에 자는 바람에 이날 피곤이 밀려와 정말 많이 힘들었답니다. 체력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더이상 20대가 아니야 흑흑)


만촌의 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해 있어요. 짠! 매우 따뜻한 느낌이죠?


밖에서 본 모습입니다. 제가 노란색을 제일 좋아하거든요.(물론, 옷은 거의 검정색입니다. 이유는...아시겠죠? 흑흑)

보는 순간, 사랑스러움이 밀려와요. 책벌레 로고, 캐릭터도 예쁘죠?


작은 서첨이라기엔 이미 책들이 빽빽했어요. 좋은 책들이 가득 있어서 저도 강의 마치고 오는 길에 몇권 샀답니다. 그림책 전문서점이지만 동화책, 청소년 소설도 있어요.


저도 이런 풍경의 서재를 꿈꿨더랬죠.^^ 서재 중간에 구름빵 인형이 있답니다. 갖고 싶어 혼났어요(><)


개인적으로 탐났던 인형. 곳곳에 탐나는 아이템들이 가득했어요.


대표님의 알뜰살뜰한 손길을 느낄수 있는 곳곳의 풍경들.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마을'이란 무엇일까요? 아마 아파트 단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와 같은 부모 세대만 해도 '~마을'이라 불리는 곳에 살았던 분들이 많을 거예요. 집들이 모여있고, 골목이 생기고, 상가가 생기고... 예전의 마을이 펑 뚫린 공간이었다면 요즘은 닫힌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아파트 단지를 기준으로 학교가 생기고, 아이들은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갑니다. 도심에 사는 친구들일수록 마을 개념보다는 아파트단지 호수로 동네를 기억하겠지요. 개인적으로 이런 현실이 무척 슬프답니다. 공간은 삶을 대변하잖아요. 아파트는 개성없고 닫힌 공간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이렇게 '책벌레 책방'처럼 의미 있는 활동을 벌이는 곳들이 있다면 아이들이 많은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겠지요?^^

요즘같은 시대일수록 내가 사는 '마을'을 생각해보고 마음에 담아두는 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해요. 마을은 유년시절의 기억이 녹아 있는 고향이잖아요.


'마을 지도'는 동네 곳곳에 새겨진 나만의 추억을 되새겨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기억들을 하나 하나 끄집어 스토리로 엮는 것이지요.


처음에는 막막해했던 아이들도 곧, 무언가를 기억해냅니다. 그곳은 친구들과 즐겨 찾는 아지트일수도 있고, 고슴도치를 묻었던 작은 무덤일 수도 있고, 비오는 날 잠시 쉬어갔던 나무 밑일 수도 있겠죠. 아니면 엄마 따라 갔던 미용실 혹은 치과일 수도 있고요.

<마을지도>만들기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구석 구석 살피고, 추억을 곳곳에 되새긴 시간이었습니다.


강연 이후, 책벌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소식입니다. ^^


본 강연은 책벌레 어린이서점이 <2018년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저는 앞으로 12월 8일, 1월 19일, 4월 6일 토요일 2시 강연합니다. 손바닥 그림책 만들기, 이야기 우물 만들기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신청은 책벌레 어린이서점으로 하시면 된답니다 :)



그림책 독후활동,
이번에는 꼬마작가 전이수 군의 작품 <꼬마악어 타코>를 읽고 활동했습니다.

이번 책은 인기가 많았어요.
작가가 초등학생이라는 점에 1차 집중,
작가가 8살 때 만든 작품이라는 데 2차 집중!

(사진 저작권: 채널예스)

전이수 군은 TV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제주에서 부모님, 동생들과 살면서 자신만의 예술을 펼치고 있는데요. 대문, 벽, 집 안 곳곳 이수의 그림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이수는 영감을 받으면 아빠 자동차에도 거리낌 없이 그림을 그렸는데, 절대 혼내지 않는 부모님의 모습이 참 인상깊었어요.

이수 군은 혼자서 이야기도 짓고 그림도 그려서 그림책 더미북을 여러개 만들었는데, 방송을 계기로 쭉쭉 출간이 되었다지요. 기사를 보니, 최근 이수 군이 학교를 그만뒀다고 해요. 동료로서, 부디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잘 가꿔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잡설이 길었는데요.

<꼬마 악어 타코>를 읽고 몇가지 활동을 했어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뒷이야기를 적어봤지요.

남자아이들은 '악어 그리기'에 꽂혔네요. ㅎㅎ 다양한 악어가 탄생했답니다.


뚜렷한 의도를 갖고 그린 경우도 있지만, 그저 손이 가는대로 그리기도 해요. 그럴땐,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 악어는 어떤 악어야?"
"왜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질문을 던지다보면, 아이도 자신의 마음속에 귀기울이고 어느새 답을 찾게 된답니다.


꼭 거북선을 닮은 악어.
나무를 지키는 수호신이에요.


합동해서 만든 그림책.
귀여운 타이포그라피가 인상적이죠?


아이들이 직접 그림도 그리고 이야기도 적었답니다. 아직 마무리 전이에요. 만드느라 힘들었다고 조금 쉬고 이어 만든다네요ㅎㅎ

어떻게 탄생할지 기대됩니다 ^^